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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혜 선교사(르완다)

대학살로 인한 상처, 복음으로 치유한다
오지 다니며 ‘예수’ 영화 상영…4개 교회 세워
‘염소 프로젝트’로 르완다에 희망의 씨앗 전파

 “사탕 한 개를 주면 행복해 점프하는 아이들 상상해보셨나요? 저는 한국에서 사는 동안 자동차를 선물로 준다고 해도 이 아이들처럼 행복해 한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르완다에서 벌써 6년째 사역중인 김보혜 선교사는 정부나 NGO단체들의 혜택이 적은 시골만을 골라 다니며 복음을 전한다. 외국인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은 김 선교사가 보여주는 영화 ‘지저스(예수)’를 보면서 처음으로 복음을 접하곤 했다. 영화 상영은 전기 없이 생활하는 이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영화를 보던 사람들 중 예수님이 맞는 장면을 보고 놀라 밖으로 뛰쳐나간 사람도 있었어요. ‘죄 없는 사람을 때리며 이유 없이 고통을 주냐’며 오열하는 그를 위로하고 말씀으로 이해시키는데 애를 먹은 적도 있죠”
 김 선교사가 현지어로 더빙된 영화 ‘지저스’를 상영하기 전에는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맥스 루케이도의 ‘너는 특별한 선물’이란 애니메이션을 보여줬다. 하지만 도시 아이들과는 달리 만화영화를 처음 본 아이들이 주인공 애벌레가 말하는 것을 신기해했다. 저들끼리 정신없이 말을 주고받는 통에 진행이 어려워지자 김 선교사는 ‘지저스’ 영화만을 상영하며 복음을 전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지붕이 없는 교회에서 영화를 상영했는데 햇볕이 강해 이를 조금이라도 가리려고 스태프 중 한 명이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그만 돌이 떨어져 한 아이의 머리가 깨졌다. “약이 어딨어요. 급한대로 물을 씻기고 가지고 있던 밴드를 머리에 붙여줬죠. 그러자 아이가 영화를 봐야 한다며 다시 성전 안으로 뛰어들어가는데 너무 고마워 돼지 저금통을 선물로 줬죠”
 시골 오지를 찾아 ‘지저스’ 영화를 상영한 뒤 김 선교사가 하는 일은 주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교회가 벌써 4개이고, 세워진 교회는 모두 현지인 사역자들에게 위임됐다.
 교회를 지을 때는 반드시 마을 사람들을 인부로 세워 일당을 주고 교회를 지었다. 그러면 그 중 주님을 영접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한 알코올 중독자도 성전 세우는 일을 하러 왔다가 회심해 침례를 받았다.
 김 선교사는 지난해 세상에서 가장 작다는 피그미족이 사는 땅 12000평을 구입했다. 르완다에서 가장 천대받는 이들을 위해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다. 르완다는 종족간의 갈등이 심하다. 김 선교사가 돌보는 마을 중에는 종족간의 갈등으로 한 마을에서 이틀간 5만명이 살해되는 비극적 참사를 겪은 곳도 있다. 상처가 깊은 이들을 복음으로 위로하고 희망을 나눠주고 싶어 하는 게 김 선교사의 마음이다. 그래서 시작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염소 프로젝트’다. 2008년부터 전개된 이 프로젝트는 시골 한 농아학교부터 시작됐다.
 “가난한 나라라 장애아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죠. 아이들에게 뭔가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나라에서 어린 아이도 키울 수 있는 염소를 사주기로 한 거죠” 르완다에서 염소는 널리 이용하는 음식이자 학비와 생활비를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자금줄과 같았다. 김 선교사는 농아학생 86명을 위해 1,2차에 나눠 염소 83마리를 전해줬다. 하지만 무조건은 아니다. 전해준 염소 중 새끼가 태어나면 이 중 한 마리는 김 선교사에, 나머지 새끼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희망이 또 다른 희망으로 전해지도록 하는 게 조건부였다.
 김 선교사는 지금까지 어려운 이웃들에게 600여 마리의 염소를 전달했고, 이것이 작은 씨앗이 되어  르완다에 퍼져나가고 있다. 김 선교사는 염소를 구입할 때도 염소 농장에 가서 대량으로 구입해 전하지 않았다. 5일장이 서는 날 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한 두 마리씩 나와 파는 이들의 염소를 사줬다. “누군가 염소를 팔아 행복해하고, 또 누군가 염소를 받아 행복해한다면 저는 그것이 바로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만 골라 특별히 사역을 전개하는 이유를 묻자 김 선교사는 “나 역시 미국 선교부의 도움으로 주님을 알았고, 학교를 다녔다. 이곳 아이들이 ‘교회 와서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행복했다’는 풍요로운 마음을 간직하고 먼 훗날 지도자로 바로 서 이 나라를 변화시키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 혼자의 몸으로 열 사람 몫을 해내고 있는 김 선교사는 선교 사역을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결핵에 걸려 고생했다. 에이즈와 결핵 시설을 돌며 복음을 전하다 당한 일이었다. 그리고 2008년 그녀는 선교대회 차 고국에 왔다가 갑상선암을 발견하고 수술을 받기도 했다. 방사선 치료 후 쉬지도 않고 곧바로 르완다로 되돌아가 교회 건축 일을 돌보기도 했던 김 선교사.
 지난해까지 차가 없어 키보다 높은 바나나 숲을 홀로 가로 지르고 언덕을 넘나들며 사역했던 그녀는 “좀 더 일찍 이곳에 오지 못한 것이 후회될 뿐, 주님 주신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기 벅차다”고 말했다.
 “아무 것도 없는 땅, 나무 아래 300여 명의 아이들이 모여 그곳을 성전 삼아 주님을 찬양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 못해요. 변화된 아이들을 통해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완성되어가는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 볼 때면 기대감이 커지죠. 주님 주신 사명을 기억하며 주님께 잘했던 칭찬받는 사역자가 되기 위해 저는 더욱 열심히 기도하며 선교사역을 이어나가겠습니다”(김보혜 선교사 블로그. http://blog.naver.com/b0810rw.do
글 오정선 기자 / 사진 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1.05.13. pm 17:21 (입력)
오정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