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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현 교수(공주대·대전중앙감리교회)

“곱사등이인 나를 하나님이 고쳐주셨죠”
대학교수·오페라단장 등 고공행진 계속 
주님 주신 축복 잊고 내 자랑 일삼다 실패
회개하고 주님 의지하자 놀라운 기적 체험 
              

 대학교수이자 오페라단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굽어진 등을 보고 수군거리진 않을까 그는 언제나 뒤를 감추고 열등감 속에 50여 년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아픔을 숨기려 성실한 척 예의바른 척 태연하게 살았다. 그럴수록 마음속에는 분노의 쓴 뿌리가 깊게 자리 잡아 갔다.

 “이중적인 모습이었죠. 나를 보이기 싫어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선생님의 인도로 교회를 출석하면서도 나에게 변화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오히려 교회로 이끌어주시고 무대에 올려 찬양하게 하시고, 결국 성악가의 길로 인도해주신 선생님이 그때는 원망스러웠죠”

 백기현 교수는 두 살 때 친척 등에 업혀 있다 떨어진 후 척추골결핵으로 곱사등이가 됐다. 지나가는 길에 동네 어른들이 히죽거리며 수군거리던 것을 그는 커서도 잊지 않았다. 상위권 성적은 그에게 유일한 방패였지만 내면의 상처는 그를 더욱 어두운 사색으로만 몰아갔다.

 서울대 음대 재학시절이었다. 찢어질 듯한 고통으로 결국 그는 쓰러졌고 24시간에 걸쳐 척추마디마다 고인 화농균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 중 죽거나 수술이 되더라도 하반신 마비를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기적처럼 살아났고, 하반신 마비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여전히 감사가 없었다. 대학시절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영락교회 등에서 솔리스트로 활동도 했지만 그의 안에는 진정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다.

 그는 27살 젊은 나이에 공주대 교수가 됐다. 장애를 안고 있었지만 같은 대학 최경숙 교수를 아내로 맞았다. 국비지원으로 해외유학의 혜택도 받았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받은 축복이었죠. 하지만 그때는 교만해서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돌리기 보다는 열등감으로 생긴 울분과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한 풀이로 찬양을 많이 불렀죠”

 내면이 위축될수록 그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았다. 무대 위에서 노래할 수 없었던 그는 1991년 공주에서 성곡오페라단을 창단하고 전국공연을 다니며 자신을 내세웠다. 98년 만들어진 오페라 ‘이순신’이 한국 오페라 최초로 이탈리아·러시아 공연에 나서 호평을 받았고, 2002년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도 받았다. 그는 높아질수록 하나님께 감사하기보다는 인간적 욕심을 내세워 공연 규모를 무리하게 키우고 말았다. 그 결과 10억 가까운 빚을 지고 죽음 직전 상황까지 내몰렸다. 그의 마지막은 곧 하나님 역사의 시작을 의미했다.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05년 설날 때였다. 아내는 지인으로부터 기도원 부흥회에 가자는 전화를 받았다. 옆에 있던 그는 무의식적으로 “나도 가면 안 되냐”고 물었다. 흘리는 말이었지만 아내는 뛸 듯이 기뻐했다. 백 교수는 서둘러 나가자고 아내에게 말했다. 은혜를 사모해서가 아니었다. 서둘러 기도원에 도착해 자신의 굽은 등을 벽 뒤로 숨기기 위해서였다.

 기도원에 도착한 그는 성전 안에는 들어와 있었지만 목사님의 설교를 귀담아 듣기보다는 습관화된 모습으로 예배를 그저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당시 강사였던 장향희 목사(든든한교회)가 회중을 향해 ‘앞을 보라. 십자가를 바라보라. 하나님이 함께 하실 때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놀라운 치유가 일어날 것이다. 믿으면 아멘으로 화답하라’고 여러 차례 소리쳤다.

 “목사님의 강요가 못 마땅했죠. 그러나 순간 ‘시키는대로 따라하자’는 생각에 ‘아멘’ ‘예수의 피로 죄 사함 받았다’라고 따라했습니다. 그 순간 온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등줄기가 시원해졌습니다. 그때 주님은 제 귀에 이렇게 말씀하셨죠. ‘두려워 말라. 내가 너의 굽은 등을 편다’라고요”

 예배 시간 내내 그의 몸을 펴신 주님은 다음날 새벽, 또 다시 그를 만지시며 굽었던 등은 물론 50여 년 동안 긴장속에 살며 생긴 어깨와 목의 살 덩어리를 모두 제거해주셨다. 또한 선천성인 안검하수로 죽었던 오른쪽 눈꺼풀 신경도, 수술로 감염된 B형·C형 간염까지 고쳐주셨다.

 놀라운 기적을 체험한 그는 하나님께 ‘죄인인 나를 왜 고쳐주셨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그에게 ‘나의 아들이기 때문에’라는 음성을 들려주셨다. 신유의 기적은 굽었던 등만이 아니었다. 그 안에 있던 쓴 뿌리가 사라지면서 그는 하나님을 진정 ‘아바 아버지’로 부르게 됐다.

 교회 권사인 그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750여 회 간증집회를 갖고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리고 회중들에게 습관적이 아닌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찬양을 부른다지만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전심으로 찬양드리면 성령이 역사하시고 그 안에서 회개와 치유 그리고 회복의 은혜가 넘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1.05.06. pm 17:46 (편집)
오정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