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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항기 목사(예음예술종합신학교 총장·예음교회 담임)

“하나님 때문에 나는 행복합니다”
톱 가수에서 찬양하는 목회자로    

 윤항기. 트로트가 판치던 시대 최초로 그룹사운드를 결성해 현대대중음악의 장르를 열었던 주인공. 70∼80년대 히트곡 작곡가. 가수 윤복희의 오빠. ‘별이 빛나는 밤에’ ‘이거야 정말’ ‘가는 세월’ ‘장밋빛 스카프’ 등을 부른 대한민국 가수. 이 수식어들의 주인공은 시대를 주름잡던 스타였다.
 그가 가수로 데뷔한 것은 1958년 미8군 쇼 무대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김희갑 선생님을 찾아갔죠. 윤부길 아들이라고 말하고 음악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습니다. 1960년 작곡가 김희갑 선생님 제자로 연구생으로 들어가 드럼도 배우고 노래도 배웠습니다. 이때 배운 음악 때문에 1963년 한국 최초로 그룹사운드 키보이스를 결성할 수 있었죠”

 국내 최초로 보컬 그룹 키보이스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키보이스의 노래 중 하나는 지금도 여름마다 불리는 ‘해변으로 가요’다. 대한민국이 황폐하고 혼란했던 시대에 대중은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윤항기는 가요계의 스타였다. 1970∼1980년대는 그의 무대였다. 상도 많이 받았다. MBC 10대 가수상을 비롯 서울국제가요제 대상, 태평양가요제 대상, KBS가요 가사 대상 등 국내외 가요상을 석권했다.
 하지만 윤항기는 현재 목사다. 톱 가수와 성직자. 도저히 연결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신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목사가 된 것은 1990년이다.

 “인기 가도를 달리던 1977년 가수왕 기념 축하 공연장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졌어요. 폐결핵 말기라며 의사는 6개월도 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죠. 삶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지난날 청계천에서 거지처럼 살았던 어려웠던 시절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예술가였던 그의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였다. 그 때문에 가산을 모두 탕진했다. 무용가였던 어머니는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윤항기 윤복희 어린 남매를 데리고 청계천으로 이사했다. 당시 청계천은 거지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유랑극단과 계약을 맺었고 무대에서 심장마비로 객사했다. 그 후 아버지도 마약 중독 요양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아무것도 없이 세상에 남매만 남자 그의 마음에는 아버지에 대한 원한과 증오가 단단히 자리 잡았다. 생활고로 길거리에 쓰러진 윤항기를 천막교회 목회자 부부가 돌봐줬다. 그들이 없었으면 윤항기도 객사를 했을 것이다. 그 천막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윤항기는 그와 같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때 그 기도가 죽음 앞에서 다시 떠올랐던 것이다.

 “하나님, 저를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시면 세상을 위해 살지 않고 하나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기도였다. 아내는 40일 금식기도에 들어갔다. 윤항기는 여기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자칭 ‘미꾸라지 신자’였던 그가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하나님의 치유가 나타난 것이다. 시한부 인생에서 회생한 윤항기는 하나님과의 약속대로 목사가 됐다.

 “1990년에 미국서 목사 안수를 받았어요. 아버지를 죽어서도 용서못한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목사안수 받으면서 용서할 수 있었어요. 용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되는 것이더라고요”

 윤항기 목사는 한국 사람으로서 최초로 음악 목사로 안수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목사로서 하나님의 기름부으신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윤 목사는 1992년 한국기독음악신학원 학장으로 예음교회 목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모두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다.

 윤항기 목사의 목회는 20년이 넘었다.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던 인생도 34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의 히트곡 가운데 ‘나는 어떡하라구’란 노래가 있다. 인기와 영화를 좇던 때, 세상을 위해 부르던 노래였다. 그러나 이제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대로 찬양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너무 합니다’가 ‘나는 행복합니다’로 바뀐 것이다.

 윤항기 목사. 지난 화요일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강서대교구가 마련한 행복한 새생명전도축제에 참석, 간증했다. 강단에 등단하자마자 그는 찬양을 불렀다. ‘이전엔 세상 낙 기뻤어도 지금 내 기쁨은 오직 예수 다만 내 비는 말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윤항기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을 믿는 인내를 강조했다. 그가 행복해 보이는 것은 톱스타란 이력 때문이 아니었다. 영원한 사랑을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고 기도하십시오. 그분의 사랑이 결국은 아름답게 해 주시는 것을 확신합니다. 하나님이 계시기에 저는 행복합니다. 할렐루야”


글.이소흔 / 사진.정승환 기자

 

기사입력 : 2011.04.29. pm 15:42 (입력)
이소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