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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교회 새생명실


오늘도 한 아이에게 새생명을 선물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추운 주일 새벽 아침 대성전 앞에 주차되어 있던 2.5톤 트럭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추운 날씨 탓인지 트럭은 겨울잠을 자는 곰 마냥 꼼짝도 하지 않았다. 혹여나 폐지를 수거해가길 기다리는 지역봉사자들이 있을까 남선교회 새생명실 봉사자들의 마음에 조급함이 생긴다. 결국 1톤 트럭 2대가 신촌에 있는 강소애 권사의 가게로 향했다. 강 권사는 라면집을 운영하면서 생긴 라면박스를 모아 새생명실에 전달한 것을 계기로 10여 년이 넘게 폐지를 매주 전달한다. 그런데 그 양이 매주 2.5톤 트럭에 가득 쌓이고도 남는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하면서 쌓인 강 권사만의 특별한 인심에 인근 가게들에서 나오는 폐지들도 모두 강 권사가 폐지 수집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하나님 창고’에 쌓인다. 강 권사는 창고에 모인 폐지를 박스, 폐지, 종이컵 등으로 분류해 놓고 주일마다 봉사자들을 반긴다.

 봉사자들은 “10여 년 동안 매주일 아침마다 우리를 반겨주신다. 폐지를 모아서 주는 것도 모자라 우리를 위해 라면을 끓여주시거나 다과도 꼭 챙겨주신다”고 말한다. 실원들은 능숙한 솜씨로 폐지들을 차량에 싣고 나서 강 권사 가게에 주변에 얼음이 얼어 위험한 곳이 있으면 깨어 버리기도 하고 주변도 말끔하게 청소한다. 지난 해 여름에는 하수도가 막혀 고생하던 것을 실원들이 와서 말끔하게 고쳐주었다. 실원들은 “이제는 우리에게 어머니 같은 분”이라며 “권사님이 많은 연세에도 항상 건강하신 건 새생명실의 큰 기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런 지역봉사자는 강 권사뿐만이 아니다. 박연수 집사는 “조용기 목사님이 폐휴지를 모아 심장병 어린이를 수술에 쓰고 있다며 폐휴지를 많이 모아다 오실 것을 당부하시는 말씀을 듣고 이게 내 소명이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한 때 폐지를 1톤 가까이 매주 새생명실에 전달했다. 박 집사는 하루라도 폐지를 모으지 못하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아픈 허리와 다리를 부여잡고도 매주 폐지모으기를 잊지 않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선삼숙 권사, 김갑주 집사, 용환옥 권사 등 ‘또 하나의 새생명실 가족’ 지역봉사자들의 작은 사랑이 쌓여 새생명실은 지금까지 총 3만4711톤(2011년 1월 기준)의 폐지를 수집했다.

 

 “힘들지만 감사의 고백이 끝없어”

 새생명실의 봉사자 수가 많이 부족하다. 제자교회들의 독립이나 다른 사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새생명실의 봉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가 그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도 빼먹지 않는다. 50명의 회원들은 주일 새벽부터 모여 기도회를 갖고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성도들이 주중에 가져다 놓은 폐지들을 박스, 신문, 종이컵, 우유팩 등으로 분류한다. 매주일 전달되는 폐휴지의 양은 폐지만 평균 5∼7톤, 우유팩만 2톤가량 된다. 이를 일일이 분류하는 것도 수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것들을 분류하다보면 한 겨울에도 봉사자들은 비지땀을 흘려야만 한다. 한 여름에는 입에서 단내가 나고, 폐지라지만 그 안에서 몇 시간씩 작업을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겨울에는 추운 날씨와 눈 때문에 힘든 작업환경에 더욱 더 큰 어려움을 선물한다. 그래도 봉사자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박기호 장로는 “어려서부터 교회는 다녔지만 신앙이 굳건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교회와는 멀어지고 세속적으로 빠져 친구들과 술 먹는 것을 매우 좋아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박 장로는 “하루는 갑자기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예배를 드리고 친목회 모임이 있어 갔는데, 이상하게 그 때부터 술이 너무나 싫어졌다. 그 후 나의 삶은 변화됐고 자연스레 가족은 물론 시골에 계시던 어머니까지 모두 구원받는 역사를 체험했다”고 말했다. 김영수 집사도 “간경화로 의사가 6개월도 못산다고 말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던 나와 달리 아내는 구역식구들과 나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중환자실의 입원과 퇴원을 수없이 반복하다 조용기 목사님이 신유기도시간에 강하게 ‘간경화는 물러가라’는 외침에 나도 모르게 ‘아멘’을 외쳤다. 그 후 몸은 급속도록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많은 실원들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체험한 후 자연스럽게 새생명실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손은홍 집사도 역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위기 속에서 중보기도의 힘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며 “그 후 병원에서 목발을 짚고서도 폐지를 모았다”며 폐지수집은 자신의 소명이라고 고백했다.

 이런 실원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은 역시 가족들이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힘든 봉사라는 사실에 걱정도 앞섰지만 기쁨으로 행하는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 속에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주님 주시는 축복도 함께 누리다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1996년 발족된 사모후원회는 매주일 실원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등 새생명실원들을 뒤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폐지로 4385명의 어린이에게 새생명 전달… 하지만 폐지량 감소 안타까워

 새생명실원들의 가장 큰 보람은 심장병 어린이들이 ‘우리가 모은 폐지로’ 새생명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1993년 환경실로 시작한 새생명실은 폐지를 판매한 금액과 우유팩을 이용해 만든 재생휴지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4385명의 아이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새해에도 더 많은 새생명을 선물하고자 실원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하지만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폐지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폐지를 수집하는 게 많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들어 폐지수집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박기호 장로는 “아무리 날씨가 춥고 힘들어도 컨테이너 가득 폐지가 쌓이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보람이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에 매주 폐지를 출하하던 것도 폐지가 줄어 격주에 한번 출하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또한 실원들이 부족해 한 봉사자가 개인사정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남은 봉사자들이 해야할 일들이 배가 된다. 그래서 몸이 조금 불편해도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순천 집사는 “실원들은 하나가 되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귀한 직분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봉사한다”며 “더 많은 봉사자들이 이 귀한 일에 참여해 주님 주시는 축복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11.02.11. pm 17:00 (편집)
정승환기자 (kg21@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