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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식 성도(여의도순복음광명교회·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중피종위원회 위원장)

“석면 피해자에게 희망 나누고 싶어요”
중피종암 환자이지만 타인 돕기 위해 노력 
시한부 선고 받았지만 주안에서 건강한 삶 누려
 
 1월 1일부터 환경성 석면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자에 대한 구제제도가 시행됐다. 이제 법에 따라 석면 관련 질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의료비와 생활비가 지원된다. 석면은 치명적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1급 발암성 물질로써 해외에서는 이미 30∼40년 전부터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며 피해자들의 구제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훨씬 늦은 1990년대 말에서야 석면피해에 대해 알려지게 됐고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원인자를 규명하기 어려워 보상과 지원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구제법이 시행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자신이 중피종암 환자이면서 누구보다 석면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발로 뛴 이가 바로 최형식 성도다. 최 성도는 국정감사에서 석면피해의 증인으로 섰고 여러 환경단체들과 정부의 유관부서를 방문하고 정치인들을 만났다. “힘든 것도 다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보람 있어요. 제가 뛰는 만큼 석면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니까요”

 올해 71세가 된 최형식 성도는 2008년까지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았는데 악성 중피종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한창이던 광명시 철산에 살면서 석면에 노출됐던 것이 원인이었다. 중피종암은 발견되면 1년 안에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도 없다 하고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은 절망 그 자체였다. “아내와 아들이 오랜 동안 제가 교회가는 것을 소원했는데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어요. 아들은 ‘사람이 못 고치는 병도 하나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다’며 제게 소망과 격려를 해주었죠”

 그렇게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거의 25년만에 다시 찾아와 예배를 드리니 마음이 편해졌다. 내친김에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갔다. “처음에는 오래 살게 해달라고 병이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내가 하나님께 한 것이 없어서 면목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어제 죽은 사람도 있는데 오늘을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는 기도를 드렸죠” 이틀 뒤 기도원 대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목회자들이 일제히 안수기도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기도 중 눈물이 나고 땀이 비 오듯 하는데 한 목사님이 그에게 손을 대는 순간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목사님이 배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해주시고 저는 우는데 예배가 끝났어요. 예배 후에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하나님이 고쳐주셨다고 울면서 전화를 했죠” 3일 후 첫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치료에 들어가기 전 CT 촬영을 했는데 결과를 본 의사는 갸우뚱하며 경과를 보다가 한달 뒤에 치료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한달, 한달… 그러더니 다음 방문 기간이 두달, 세달로 늘어났고 그렇게 치료는 계속 미뤄졌다. 요즘에도 3개월에 한번씩 검진을 받는 것이 전부다. 지난 해 조심스레 의사에게 “제가 나은 겁니까”라고 물으니 의사는 “나은 것은 아니지만 암세포가 활동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최 성도는 암 환자답지 않게 식사도 잘하고 지방 어느 곳이든 석면 피해자들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해 3월에는 우리보다 앞서 20년 전부터 활동 중인 일본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저는 이제 나이가 많잖아요. 나는 죽어도 다른 사람들은 더 오래 살리고 싶어요. 국립암센터에서 영정사진도 찍었던 저예요. 그때는 완전히 절망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석면 피해자들을 위해서 일 하라고 덤으로 인생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일본 방문 때 150명의 환자들과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강연을 했어요. 제 상황을 설명하고 치료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사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편하고 감사한지 말했지요. 나중에 그 협회 부회장님이 한국에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그 자리에 있던 50여 명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됐다며 꼭 저에게 전해달라는 거예요”

 최 성도는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중피종위원회 모임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오는 분들이 모두 교회에 다니시지는 않지만 저희 모임은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이나요. 질병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환자들을 위로하고 기도도 해주고 그렇게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죠”

 구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최 성도는 더 바빠졌다. “아직 이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했다는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암환자들의 삶은 너무도 외로워요. 저는 친구가 많았던 사람인데 아프고 나니 친구들이 저와 밥 한 끼 먹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다가 멀어지더라고요.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보니 삶이 불쌍하죠. 환자들이 석면 피해 구제제도의 혜택을 본다면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성도에게 가장 바라는 것을 물었다. “제가 하나님으로 인해 긍정적이고 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던 것처럼 석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만나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또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의 위력을 알려주고 싶어요. 십자가에는 너무도 많은 보물이 있어요. 미움이 사랑으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놀라운 기적이 십자가 안에 있거든요”
 석면피해 구제제도와 지원에 대한 문의는 환경관리공단 석면피해 구제센터 032-590-5032로 하면 된다.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1.02.10. pm 17:07 (입력)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