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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철 집사(성악가)

잃어버린 영혼을 향해 부르는 ‘러브 소나타’
유럽 무대에서 높이 평가받던 성악가
갑작스런 암 선고로 목소리 잃게 돼
성대 복원 수술 후 찬송으로 복음 전파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배재철 집사의 공연 현장. 한 일본인이 그의 공연이 끝나자 기립해 박수를 쳤다. 그리고는 그의 CD를 들고 “감동적인 무대였다”며 사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청각 장애인이었다.

 “어떻게 들리지 않는 사람이 감동적인 공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당황했죠. 그런데 그 사람 말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며 감동적이었다고 하는데 그만 울컥했죠”

 지난해 일본에서만 20회 공연을 가진 성악가 배재철 집사는 “세상과 단절했던 사람들이 공연을 통해 마음을 열고 희망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나를 다시 일으켜주시고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배재철 집사는 ‘100년에 한 번 나오는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에서 열린 각종 콩쿠르를 휩쓸며 독일 자르부뤼켄 국립오페라 주역 가수로 발탁돼 활동하던 기대주였다. 유럽과 일본을 오가며 종횡무진하던 그였지만 2005년 갑상선암을 선고받고 성대와 주변 신경, 거기에 횡경막 신경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그의 운명은 반전되고 말았다.

 “수술을 받을 때만해도 바로 무대로 복귀할 줄 알았어요. 순진한 생각이었죠. 하지만 생각 외로 암 세포가 퍼져 다시는 노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어요. 정상의 정점에 도달하는 순간 제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죠.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제 마음은 담담하고 평안했어요.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가져 가시고 다시 일으켜주시잖아요. 제가 그런 상황이라면 순수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런 그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독일로 단숨에 달려온 사람이 있었다. 2003년 제작자와 출연자로 인연을 맺은 일본인 와지마 토다로였다. 일본무대 진출의 물꼬를 터준 인물인 와지마 토다로는 “걱정하지마라. 너와 끝까지 함께 한다”며 절망에 빠진 그를 위로해주었다.

 “사실 일적인 관계로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그가 저를 다시 찾지 않는다해도 제가 원망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독일까지 찾아와 ‘함께 한다’고 하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 뒤 우리는 형제같은 사이가 되었고, 이제 그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게 됐습니다”

 배재철 집사는 와지마 토다로의 도움으로 성대복원수술의 권위자 이시키 노부오 교토대학 명예교수를 만나 2006년 4월 수술을 받게 됐다. 이때 수술비용 대부분은 그를 아끼는 일본 팬들이 마련한 기금으로 충당됐다. 그는 수술을 받기 전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면 맨 처음 하나님을 찬양하겠다고 약속했고, 수술대 위에서 찬송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천천히 불렀다.

 2007년 일본 NHK 방송이 그의 회복과정을 그린 다큐를 제작, 방송하며 수술 도중 찬양을 부르는 장면을 방영했을 때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적잖은 요동이 있었다. 한 일본인은 “그동안 나는 크리스천임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배재철 씨를 보고 크리스천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하기로 결심했다”고 그에게 말하기도 했다. 2008년 KBS 방송을 통해서도 그의 이야기가 국내에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이전보다 더 감동적인 노래였다’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등의 댓글로 배재철 집사의 재기를 응원했다. 배재철 집사의 이같은 감동스토리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올해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배재철 집사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었지만 대신 나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믿는 믿음을 얻게 됐다. 또 나를 되돌아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프로젝트라면 나를 향한 이 모든 일들과 만남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08년 일본 무대를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기한 그는 오는 20일 영산아트홀에서 신앙콘서트(문의 010-2028-5083)를 갖는다. 배재철 집사의 신앙고백이 담긴 이번 공연은 화려함은 덜할 수도 있지만 솔직한 그의 음악을 통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난해는 하나님께 많은 선물을 받았어요. 딸 하언이를 주셨고, 일본 공연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됐죠. 새해를 시작하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행복해지고, 하나님을 만나길 기도합니다”

 배재철 집사의 간증과 노래를 들으면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하나님께서 그런 그를 2011년 어떠한 모습으로 세워주시고 당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나타내실지 사뭇 기대가 된다.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0.12.31. pm 16:50 (입력)
오정선기자 (jungsun5@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