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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남 장로(영락농인교회·새한빛알콜전문클리닉 원장)

사람에 대한 무한 사랑 안에 포기는 없다
청각장애인들 위해 40년 세월 바쳐
인간관계,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

 안일남 장로가 이끄는 새한빛알콜전문클리닉은 알코올중독환자병원이다. 알코올 중독자 하면 인생의 낙오자나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안 장로는 알코올중독도 암이나 당뇨처럼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을 치료해 삶과 가족관계가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안 장로의 목표다. “가령 암에 걸린 환자는 자신이 낫기를 원하고 좋은 의사를 만나고 좋은 약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애쓰죠. 가족들도 환자를 살리려 좋은 것 다 구해다주고 돈이 없으면 꿔서라도 보호자 역할에 충실합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환자는 나는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술 먹은 것에 대해 스트레스나 직장생활 등 나름의 이유를 늘어놓지요. 보호자도 당신은 술도 하나 못 끊느냐고 비난하는 등 때에 따라 암 치료보다 힘이 들수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은 전신적병이다. 사람들은 간만 나빠진다고 생각하는데 온갖 장기와 뇌를 파괴하는 것이 술이다. 한번 치료로 쉽게 낫는 병도 아니어서 많게는 스무번도 넘게 재입원한 환자도 있다. 하지만 치료에 대한 포기는 없다. 안 장로는 특히 미국처럼 단주동맹, 알코올중독자 보호자들의 모임, 알코올중독자 자녀들의 모임, 반대로 알코올중독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 등이 우리나라에서도 활성화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일남 장로는 정신과 전문의다. 아버지는 그가 신학을 해서 목회자가 되기를 바라셨지만 모태신앙인으로서 목회자의 삶의 어려움을 알고 거절을 했다. 아버지께서 많이 서운해 하시며 두번째로 권고하신 것이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장남으로서 그마저도 거절할 수 없어 의료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의사가 된 또 한가지의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1964년 겨울 뇌종양 판정을 받은 안 장로는 수술을 받게 됐다. CT나 MRI도 없던 시절 뇌종양이라는 병명을 알기도 전에 어린 팔다리는 검사만으로도 만신창이가 됐다.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앞에 들어간 환자들은 살아서 나온이가 없었다. 모두다 마지막을 생각할 그때 아버님께서는 수술실로 들어가는 어린 아들에게 예수님의 사진을 건네주셨다. 신보성 박사의 집도로 이뤄진 수술은 성공이었다. 안 장로는 후유증 없이 59세가 된 오늘까지 건강하게 살아서 하나님의 기적을 간증하고 있다. “야구공만한 종양을 제거했어요. 수술부위에 머리뼈를 도려내고 넓적다리 살로 덮었어요” 그 상태로 중·고등학교 때는 테니스선수생활도 했다.

 남은 생은 덤으로 얻은 것,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살겠다고 결심한 그는 의대에 입학하고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 인간관계에 대한 공부를 위해 정신과를 택했다. 또한 어떤 의사로서 살아갈지 고심한 끝에 1972년부터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 장애인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 청각장애 분야에는 관여하는 의사가 드물었다.

 안 장로는 영락교회 농아부를 통해 청각장애인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특히 청각장애인들의 영혼문제와 전도에 대해 심각하게 연구하게 됐다. “청인(들을 수 있는 사람)이 농아인들 속에 들어가면 전혀 못 알아들을 말을 쓰는 외국에 간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 간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언어인 수화 뿐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알아야 소통을 할 수가 있지요”

 인식 차이에 따른 청각장애인들의 열악한 처우 등 문제가 많지만 안 장로는 무엇보다 소리가 없는 세상에 대해 청인들이 관심조차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지적했다. 의사소통 불가의 심각성은 복음화율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35만 청각장애인 중 크리스천은 7000명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선교지를 가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함을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청각장애인들의 영혼과 그들의 마음에 대한 애틋한 안 장로의 진정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청각장애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도 농아인들의 나라에서 이방인으로서 많은 외로움을 이겨내야 했다. 무한한 애정이 없다면 절대 불가능할 그 일을 한지 어언 40년이 흘렀다.

 안일남 장로는 경기도 양평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연구소를 준비 중이다. 이 연구소에는 롤모델이 있다. 전화기 발명가로 유명한 알렉산더 벨은 볼타연구소를 세워 평생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교육과 지원에 힘을 쏟아 많은 성과를 이뤘다. 벨은 전화기 발명 이전에 청각장애인 치료전문가였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이 연구소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하나님께서 크게 쓰실 미래를 기대한다.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0.11.28. am 10:52 (편집)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