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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철 집사([주]시트라인터내쇼날 대표·열린비전교회)

 “범선이는 우리 가족의 축복의 통로입니다”



장애아들을 둔 아버지의 아름다운 사랑고백
아이들 위해 부모의 ‘할 수 있다’ 마음과 
주님을 향한 믿음과 기도의 필요성 강조

 일원동에 위치한 카페 래그랜느에 있는 작은 창을 통해 작업장 안에서 쿠키를 굽는 모습을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자폐 장애를 가진 아들 범선이(사진 왼쪽)를 바라보는 남기철 집사(사진 오른쪽)가 그 주인공이다. 범선이는 능숙한 솜씨로 쿠키를 만들고 만들어진 쿠키를 포장한다. 범선이 외에도 제과전문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그리고 실습 중인 또다른 자폐 장애인이 함께 오늘도 쿠키와 와플 등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런 모습의 범선이가 자랑스럽고 대견해 보이고 자꾸 바라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기철 집사는 범선이를 비롯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그는 아이들을 위한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 집사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누군가의 도움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며 “늘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나아갈 길을 선택하고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래그랜느의 쿠키공장도 범선이가 자립할 수 있는 직장이자 부모들의 모델하우스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래그랜느, 프랑스어로 씨앗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작업장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여러 곳에 이런 작업장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

 “자폐 가진 아이들도 집과 직장에서는 행동이 달라요. 아이들의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또한 아이들에게 발전의 단계를 주어야 해요. 자꾸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만들어야 하죠. 제 꿈은 아이들을 위해 이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지금의 카페는 제조와 함께 서비스업을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앞으로 농장을 통해 자연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남 집사의 이런 생각들은 모두 범선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교회에서 10년간 장애인봉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내린 결과물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남 집사는 얼마 전 한 시설의 아버지들을 위한 특강 강사로 초청됐다. 이 때 남 집사는 아버지들에게 여러가지를 당부하며 마지막에 믿음을 가지고 기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는 기도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의가 끝난 후 몇몇 아버지들이 그에게 “앞 뒤가 다 막혀, 하늘을 쳐다보게 됐다”는 말에 공감했다며 “신앙을 가질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남 집사는 그 순간 너무나 뿌듯했다고 한다.

 그런 남 집사도 처음부터 크리스천은 아니었다. 오랜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개인사업을 준비하던 1988년 경 아내가 교회 가는 것은 허락했지만 사실 신앙생활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범선이가 아파트 문을 잡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교회가자” 자폐장애 판정을 받고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았던 범선이었기에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날 아이를 따라 교회를 갔지만 예배를 드리진 않았었다. 그리고 몇일 후 범선이를 친 손자처럼 보살펴 주는 교회의 한 장로님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은 남 집사는 그때서야 마음의 문을 열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남 집사는 사업가로 교회봉사자로 바쁜 와중에서도 ‘밀알천사’ 모임을 통해 자폐장애인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에 산행을 하고 있다. 벌써 15년간 진행된 이 모임에서 산악대장으로 장애인과 짝꿍(봉사자) 50여 명과 함께 매주 산에 오른다. 외부활동에 제한된 이들에게 이 모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함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산악모임에서 장애인 삶 전체의 복지를 아우르는 봉사모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15년 전 함께 산을 오르고 새벽기도를 함께 했을 당시에는 제 허리보다도 아래 있었던 그 범선이가 지금은 저보다 훌쩍 커버렸어요. 돌이켜보면 범선이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됐고 감사를 배웠어요. 범선이가 우리 가족의 축복의 통로죠”

 

기사입력 : 2010.09.03. pm 16:36 (입력)
정승환기자 (kg21@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