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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휘 성도(배우·여의도순복음교회)

“내가 연기자를 꿈꾸게 된 이유는…복음 전파”

 

다운증후군 배우로 영화·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펼쳐

하늘에서 지켜볼 여동생 생각하며 최선 다해 연기

 

 주일 오전 9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발코니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다운증후군 1호 배우로 알려진 강민휘 성도였다. 진지해 보이는 얼굴에서는 그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강민휘 성도는 주일이면 2·3·4부 예배를 드린다. 그에게 있어 예배는 기쁨이자 행복이다.

 

 

 

 지난주까지 홍대 떼아뜨르 추 소극장에서 세미 뮤지컬 ‘날개 없는 천사들’ 공연으로 바빴던 강민휘 성도. 그는 최근 단편영화 ‘임씨의 택시’와 ‘야간수업’을 마치고 내년 봄 개봉 예정인 ‘독 짓는 늙은이’ 촬영준비로 맹연습 중이다.

매일 오전 9시 소속사인 ‘디앤지스타’의 김은경 대표와 함께 회사로 출근하는 강민휘 성도는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춤 연기 화술연습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모습에 김은경 대표는 “모든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과정을 민휘는 즐겁게 소화해낸다. 그는 최고의 배우다”라고 평한다.

 

 강민휘 성도는 2005년 영화 ‘사랑해, 말순씨’ 출연을 계기로 본격적인 배우로 나섰다. 끼와 재능이 남달랐던 그는 나사렛대학교 재학 당시 교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봤다. 여덟 번의 테스트를 거쳐 연기를 시작한 그는 ‘다운증후군 첫 배우’로 화제가 됐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은 어느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도전기는 당시 KBS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의 성장기를 다룬 책 ‘천사 배우가 되다’ 역시 화제가 됐다.

 

 그는 4살 때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서른을 넘긴 나이지만 지능은 6살에 해당된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감정을 이입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다. 김은경 대표는 그런 그의 장점을 두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표현한다. 강민휘 성도도 연기를 장애인들에게는 도전을, 많은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자신을 전도한 여동생 설희와의 약속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다.

 

 여동생에 대한 강민휘 성도의 사랑은 각별하다. 장애인 오빠에게 있어 동생은 친구이자 엄마와도 같았다. 늘 곁에서 그를 응원해주고 배우가 되길 원했던 동생은 그가 대학 시절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동생의 죽음은 누구보다 그와 어머니에게 큰 충격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강민휘 성도가 기도 중 천사가 돼 하나님 곁에 서 있는 동생을 보게 되면서 그와 어머니는 재기할 수 있었다. 강민휘 성도는 “지금도 동생이 하늘에서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며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장애로 놀림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들려줬던 말을 되뇌이며 “나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특별한 염색체가 하나 더 있어. 바로 행복 염색체야.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는 거야”라며 대중 앞에 당당하게 나섰고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 덕에 그는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그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서슴치 않고 “강동원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한 눈매, 보조개가 패인 얼굴이 어떻게 강한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겠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의 연기를 본 사람들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순간 영화 ‘제8요일''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운증후군 배우 파스칼 뒤켄이 떠올랐다. 머지않아 국제무대에서 ''이 모든 것을 주님이 하셨다’라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이 상상됐다.

 

기사입력 : 2010.06.27. am 11:11 (편집)
오정선기자 (jungsun5@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