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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윌버포스가 되렵니다” - 이계안 소장(2.1연구소·이대 대학교회)

40대에 현대자동차 사장…샐러리맨의 우상 
‘나’가 아닌 ‘이웃’을 위한 청지기 사명 다짐
서울 땅 곳곳 밟으며 원대한 꿈 갖게 돼
                   
               
  24일 오후, 이계안 소장(전 국회의원)을 만나기 위해 세종로 사무실을 찾았지만 그는 자리에 없었다. 보좌관 설명이 “서울걷기 중인데 곧 돌아올 예정”이라고했다.잠시 후 이마를 흥건히 적신 땀을닦으며 이계안 소장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오려고 했는데 지하철 한 대를 놓쳐 늦고 말았네요” 명동 일대를 걷다 들어왔다는 그에게 숨 돌릴 시간도 주지 않고 왜 서울 걷기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성경 여호수아를 공부할 때였습니다. 여호수아 1장 3절을 보면 ‘내가 모세에게 말한 바와 같이 너희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모두 내가 너희에게 주었노니’하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6장을 보면 여리고 성을 매일 한 바퀴씩,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도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서울 땅을 밟아보고 곳곳을 파악하자. 약한 자, 소외된 이웃들이 서울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죠. 7월부터 지금까지 서울 곳곳을 직접 밟아보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녹음했는데 들어보면 하나님께 기도하고,대화를 나눈 것들이 대부분이더군요.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오히려 행복합니다”

 그에게 ‘내가 아닌 이웃’을 위해 살고자 하는 이유를 다시 물었다. 대학 1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하나님을 믿게 됐다는 그는 언젠가는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세상적으로 볼 때, 그는 남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1976년 현대중공업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입사한 지 22년만인 46세에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1998년 말에는 기아자동차를 성공적으로 인수했고 이후 현대카드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 한 켠에서는 언제나 의미있는 삶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과 오랜 친분이 있어요. 그 분이 전도사였던 시절, 저에게 신학공부를 권유했던 적이 있죠. 그 때는 피할 요량으로 30년 후에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난 겁니다”

 현대를 나온 그는 하용조 목사의 조언으로 신학 공부할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치 참여에 대한 권유가 들어왔다. CEO까지 두루 거친 정치인이 민생정치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주변사람들의 설득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기 사작했다. 그는 결국 영국의 정치인으로 노예제도 폐지운동을 이끌었던 윌리엄 윌버포스 같은 신실한 기독 의원을 꿈꾸며 2004년 2월 정치계에 뛰어들었다. 비록 신학 공부에 대한 계획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는 정치계 입문이 하나님의 계획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해 4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에도 그는 말씀을 부여잡고 주일성수와 성경공부만은 빠지지 않고 지켰다. 이러한 그의 우직함에 참모진들은 “선거운동 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한데 제 정신이냐”며 때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접전끝에 그는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위해 정의를 행하고 떡과 먹을 것을 주라’는 신명기와 시편 말씀을 기억하며 이들을 위한 입법활동에 나섰다.

 2006년에는 서울특별시장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쓰라린 경험도 있지만 당시 그가 발표했던 12개 정책 중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제도’는 정부의 주택분양정책으로, ‘한류관광 서울창조’는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 적용됐다. 또한 ‘학군제폐지’ 방안은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광역학군제 등에 전폭적으로 수용되기도 했다.

 2008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세로 하버드대학에서 1년간 연구원 생활을 했으며 지금은 성경을 바탕으로한 ‘가라’종교 아카데미, 한국기독실업인회(CBMC)동서남북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일산 새시대순복음교회(이일성 목사) 협동장로로 섬김의 본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세상의 진실’에 이어 출간을 앞두고 있는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정치에 대한 재도전의 꿈을 품고 ‘2.1연구소’ 출범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2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2.1연구소’는 출산율 2.1명의 서울을 만들기 위해 복지, 교육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할 목적으로 형성된 조직입니다.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사를 더 많은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려 합니다. 이것이 제게 주신 주님의 사명이니까요” 

 

기사입력 : 2009.11.29. am 12:11 (편집)
오정선기자 (jungsun5@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