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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숙 집사(한국인식기술 대표이사·세광교회)

 

휴먼 네트워크 꿈꾸는 행복한 리더 
남편의 뒤이어 사업가의 길 걸어
개인과 기업 인맥관리 시스템 구축

 ‘하나님, 제발 오늘 하루만 버틸 힘을 주세요’ 일주일도 아니고 한달도 아니고 단 하루를 살 힘을 구해야 했을만큼 송은숙 집사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었다. 2002년 11월 ‘한국인식기술’의 코스닥상장을 두달 앞두고 결승선을 향해 막판 스퍼트를 하듯 내달리던 남편 이인동 박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거짓말처럼 모든 희망은 절망으로 변했다.

창립 9년 째였던 ‘한국인식기술’은 문자인식 기술의 선두주자이자 80억원 매출을 달성한 유망벤처기업이었다. 이인동 박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 다국어 문서 인식 및 편집 소프트웨어 ‘글눈’은 벤처기업대상(대통령상)을 받았고 한글, 영어, 일본어 아랍어 등 17개국의 언어를 인식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었다. 기술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성장한 기업이었기에 갑자기 뛴 주식가치로 인해 송 집사에게는 수십억의 상속세와 처리해야 할 여러 법적과제가 남겨졌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어린 세딸의 엄마로서 충실했던 송 집사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다. 국세청과 법원 등으로 끌려다니며 그의 온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송 집사는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온 시내를 떠돌았다. “가슴이 터져나갈 것 같았어요” 답답하던 그때 스스로 교회를 찾아갔다. 물어 물어 찾아간 교회에서 펑펑 울며 ‘남편을 왜 데려갔냐.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냐’며 하나님께 원망하기도 했다. 성전에서 마음껏 울고 울다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하지만 뒤늦게 다시 찾은 하나님은 송 사장에서 새로운 힘과 살아야하는 이유를 알게 해주셨다. 담임목사님과 교우들의 진심 어린 위로와 사랑도 다시 일어서는데 큰 도움이 됐다. 1년동안 이뤄진 샤이닝 피플이라는 소그룹 신앙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어느날 담임 목사님께서 책 15권을 한번에 주셨어요. 신앙서적들이었는데 리더십과 자기경영에 대한 책이 주였죠. 그중에서 ‘목적이 이끄는 삶’을 읽으며 저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하나님께서 태초에 저에 대한 계획을 세우셨고 저에게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는 것을요” 1년여의 시간을 거치며 다시 감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게 됐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됐고 엄마로서의 제모습도 다시 보았어요. 당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 다섯살 세딸들에게 꿈을 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꿈꾸는 남자와 살았는데 비관만 하는 저로인해 아이들의 세상이 작아지면 안돼잖아요”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한국인식기술’은  하루 아침에 도산위기를 맞았다. ‘남편이 어떻게 일궈온 회사인데…’ 남편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회사를 이렇게 없어지게 할 수는 없었다. 송 집사가 이도 저도 못하고 있을 때 목사님께서 용기를 내어 사업을 맡을 강권하셨다. 그는 천직으로 알았던 18년 교직생활을 정리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남편이 남겨주고 간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제 소망이 뭘까요?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지금 상황에서 이 기업을 통해서 무엇을 해야합니까’라고 기도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하나 하나 일을 처리해나갔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송 집사는 결국 ‘사업에 문외한, 초등학교 교사 출신, 여자’ 등 이 모든 우려를 보기 좋게 반전시켰다. 2004년에 출시한 명함자동정리기 하이네임은 ‘2004년 대전 브랜드 상품’으로 선정됐고, 2006년에는 ‘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보통 명함 한 장에 담긴 내용을 텍스트로 작성해 저장하려면 최소 3분 이상 걸리지만, 하이네임을 이용하면 10초도 안돼 끝난다. 하아네임으로 입력된 명함정보는 엑셀파일로 변환하거나 검색, 지도검색, SMS발송, 휴대폰 싱크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맥관리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서 시간을 적게 들이면서도 놓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인맥관리 하는 것을 도와준다. 

한국인식기술이 개발한 하이네임과 서프를 통해 인맥관리를 받고 있는 고객은 12만명, 인맥관리솔루션 HRMS는 문화 관광부,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조선일보, IBK기업은행, 동양증권 등 150개 이상의 공공기관과 기업이 도입해 사용중이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인맥관리가 대기업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마이지인’을 출시했다. 

송 집사는 2007년 ‘휴먼 네트워크 세상의 행복한 리더’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과 인맥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인맥관리 컨설팅을 주제로 대학과 기업체에서 강연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세상은 관계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더라고요. 사람에게 모든 정보가 있어요. 사람의 관계에서 부모 자녀의 관계, 동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지는게 세상의 일들이고요. 결국 신앙도 하나님과의 관계인거죠”  그러나 인맥관리하면 사람들은 흔히 사람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처세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한다. “인맥관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감정을 적시에 표현하는 것이죠. 축하할 때 축하하고 슬퍼할 땐 슬퍼해주고 관심을 갖고 마음이 통할 때 관계가 맺어지는 거에요. 인맥, 즉 관계에 있어서 첫째 나부터 행복해야해요. 그 다음,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관심을 기울여야해요. 또 내가 어떤 분야에 꿈이 있다면 그쪽에 최고의 사람을 찾아서 배워야하고요. 요즘 시대는 술을 많이 사고 사우나 가서 목욕하고 같이 하는 등 남들이 하는 방법대로 하면 뒤쳐지죠”

지금도 송 사장은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찾으며 소명을 찾고 있다. “하나님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감당할 때 또다른 일을 하라고 알려 주실 거예요.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사람이 지혜로운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깨달았어요. 또다른 고난이 닥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시는대로 진행이 될 것을 믿고 감사함으로 소망을 찾아가려고 해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을 세우고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는 송 집사의 바람처럼 우리 사회에 진정한 휴먼네크워크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기사입력 : 2009.09.27. am 07:57 (편집)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