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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태 안수집사(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과천교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지경을 넓혀나간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예술감독
클래식을 친숙하게 소개하는 지휘자

 수,목요일 밤 드라마 전쟁이 한창이다. 수백억원대의 제작비와 톱스타를 앞세운 대작들 속에서 클래식이라는 생소한 소재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선전이 더욱 돋보인다. 오케스트라를 소재로한 일본 드라마의 아류가 아니냐는 편견 섞인 시선과 극초반 핸드싱크의 어색함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매회 진한 감동과 그리 도도하지만은 않은 클래식의 아름다운 선율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드라마의 중심에 예술감독 서희태 안수집사가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듯 드라마를 지휘하고 있다. 클래식 연주가 주를 이루는 내용상 서 집사가 하는 일은 중추적이다. 선곡부터 전문가로서의 클래식에 대한 조언과 해석, 음악하는 사람들의 몸짓, 말투 지도며 녹음을 하고 연주자를 섭외하는 일, 나아가 연주 장면의 편집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으면 과연 이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따사로운 가을볕이 쏟아지던 서래마을에서 서희태 안수집사를 만났다. 웨이브진 단발형 머리, 꼿꼿하고 기품있는 자세 등 외모는 배우 김명민이 연기하는 강마에와 똑같았다. 그러나 까칠한 성격의 강마에와 달리 서 집사에서는 따뜻함과 든든함이 느껴졌다. 간밤에도 촬영 때문에 밤을 샜다는 그는 조금도 피곤한 기색없이 인터뷰에 임했다. “촬영하는 분량이 일반드라마보다 수십배가 많아요. 연주 장면에서는 출연진 50명을 다 클로즈업해야 하고 일반 드라마에서 쓰이지 않는 중계차도 동원되요. 보통 연습실 한씬을 찍기 위해 12시간씩 소요되요” 약간의 설명만으로도 너무나 버거워 보였다. “밤도 많이 새고 힘들지만 보람을 느껴요. 1년 전 이재규 감독이 오케스트라 드라마를 해보자고 했을 때 이미 각오했거든요. 소재가 오케스트라여서 지휘자라면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었어요” 대중성이 없는 분야이기에 호응이 없을 거라고 서 집사가 경고했지만 이 감독은 자신있다고 말했고 서 집사도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손을 들어 주었다. 그때부터 작가들을 만나고 이야기거리를 찾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조사하러 다닌 것이 베토벤바이러스의 시초였다.

“저희 드라마는 휴먼드라마예요. 어려움 속에서 삶에서의 성공을 이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베토벤바이러스에는 현실과 핸디캡 때문에 악기를 놓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드라마를 보면 꿈같은 이야기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 꿈은 뭐지?’라고 뒤돌아 보게 된다.

베토벤바이러스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 드라마 때문에 클래식을 찾아듣게 느끼게 됐다는 사람들의 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에 대해서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모른다. 어렵다’라고 대답해요. 좋다, 싫다가 아니라 ‘좋아는 하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리죠. 정확한 정보와 접근 방법을 몰라서 어려워해요. 저희 드라마를 보면 많이 들어본 음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나도 이 정도는 알아. 반이상은 아는 노래야’라고 자신감을 확인하실 수 있죠. ‘클래식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하자’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예요”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인 서 집사의 모습의 원천은 신앙이다. 서 집사는 모태신앙이며 장인,장모도 목회자이다. “인생에서 처음 들은 음악이 교회 음악이고 신앙은 제생활이죠. 내가 크리스천인 것은 매일 숨 쉬고 밥먹듯이 당연한 일이예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서 집사 세남매에게 악기를 하나씩 배울수 있게 해주셨다. “누나는 피아노, 저는 바이올린, 남동생은 첼로를 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장남이 의사가 되기를 원하셨고 음악을 전공으로는 못하게 했는데 결국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 대학 입시는 레슨도 안받고 갔어요. 교회에서 성가대를 계속했고 성악을 하라고 권유도 많이 받아서 입시 때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까로미오벤, 안디무지크 두곡을 음악시간에 배운 그대로 불러 성악과에 합격했어요”  장학생으로 국립대인 부산대에 입학 후 한번도 집에 손을 벌려본 적이 없다. 공사장 막노동, 학습지 판매, 책장사, 지게로 산동네 물건 배달 등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학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쳤고 오스트리아 유학중에도 국립오페라단 가수로 활동했다. 

서 집사의 지경은 ‘야베스의 기도’처럼 넓혀지고 있다. “화장대 앞에 두고 오며 가며 기도문을 보는데 나에게 그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1997년에 귀국했을 때 전세집을 얻을 수 있을 뿐이었는데 경제적으로도 지경이 넓혀졌고, 복에 복이 더해져 오케스트라 두군데에서 지휘를 하고 대학강의, 클래식 해설, 방송활동, 세종문화회관 특강, 클래식 입문서 집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서희태 집사는 과천교회 호산나성가대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데스다성가대에서 성가대 지휘도 맡고 있다. “성가대 찬양은 매주 기적을 이루는 것이예요. 전공자 수준을 갖춘 사람도 있고 아예 문외한인 사람도 있고 심지어 리듬박자도 못맞추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사람들이 연습시간도 많지 않은데 한곡에서 두곡을 매주 연주하죠. 다 입 모양이 다른데 하나의 찬양이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에요” 요즘 엄청난 일복 속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서 집사에게 성가대원들은 ‘우리 중보기도 때문이다’라고 말을 한다. “맞는 말이에요. 성가대 지휘는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백 몇십명에게 기도를 받는 특권 죽을 때까지 누리고 싶어요”

아무리 바쁘고 승승장구해도 그는 교만을 경계한다. “유학 생활 10년을 하면서 모신 스승님이 해주신 말이 있어요. 죽을 때까지 못잊을 말이에요. ‘대가와 일류의 차이는 인간미다’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많은 일류 음악가들을 보았는데 꼭 저렇게 돌발적이어야 하고 고직식해야할까라는 싶을만큼 안좋은 인간성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대가들은 옆집 할아버지 할머니 같아요. 제가 대가는 아니지만 인간미가 있는 음악가되려고 노력할겁니다” 서 집사는 지난 3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생명의 우물 희망콘서트’를 열어 저개발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의 우물 파주기 자금 마련에 앞장서기도 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서희태 안수집사의 모습 속에서 감동으로 사람들을 이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사입력 : 2008.10.10. am 08:17 (편집)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