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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중 집사(아트 포 라이프 사장·다니엘교회)

나눔은 실천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삶을 축제로’…음악통해 예수 사랑 전달
말기질환 가족 자녀 및 장애 아이들 후원 
젊은 음악가 양성 위해 지원 활동 나서

 북악산 기슭인 종로구 부암동은 예쁜 카페촌으로 유명하다. 그중 ‘아트 포 라이프’(Art For Life,www.artforlife.co.kr)는 한옥과 현대 건물의 조화가 아름다워 단숨에 레스토랑 실내로 들어서기가 힘들다. 길목길목 놓여진 조형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든다. 빗방울이 총총히 떨어지는 계단을 밟고 내려가 실내로 들어서니 사장인 용미중 집사가 레스토랑 식구들과 요리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반갑게 맞이하는 그녀의 얼굴이 전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첫 인상은 감미로운 플루트 연주 한 곡을 듣는 것처럼 포근하게 다가왔다. 실제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22년간 플루트 연주가로 활동해 온 그녀가 교향악단을 박차고 나와 아트 포 라이프를 경영하게 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나왔다고 해서 제 음악활동이 중단된 것은 결코 아니에요. 삶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예술을 위한 삶이라면 나의 음악은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이 곳을 통해 음악 활동 및 예수님의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죠”

 용미중 집사가 남편 성필관 아트 포 라이프 관장과 이 곳에 둥지를 튼 건 2004년의 일. 오보에 연주가이면서도 신학을 공부한 성필관 관장과 음악과 더불어 이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지인의 소개로 호스피스 봉사와 인연을 맺은 용미중 집사는 죽음 직전 그녀의 연주를 듣고 편안히 눈을 감은 말기암 환자를 보며 자신이 해야할 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미 15년 전 남편과 ‘나눔’에 대한 뜻을 같이하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그 때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다 하루는 죽음을 앞둔 엄마 곁을 지키던 8살된 아이가 벽에 기대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평소 6살난 동생이 곁에 있었는데 그날따라 눈에 띄지 않아 ‘동생은 어디 갔는지, 왜 아빠는 찾아오지 않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었죠. 그러자 눈물로 눈이 짓무른 아이가 상상밖의 대답을 했어요. 아빠는 암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누워있고, 6살난 동생은 너무 어려 그 곳에서 그저 아빠의 물시중만 들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빠가 엄마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거였죠. 아이의 말을 듣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어요. 그런데 더 가슴 아픈 것은 이런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었죠. 그때부터 저는 하나님께 떼를 쓰며 기도했어요.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일을 하루 빨리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죠”

 그렇게 기도하다가 2004년 얻은 보금자리가 바로 지금의 아트 포 라이프 자리라고. 용미중 집사는 그해 아트 포 라이프 봉사회(구 나훔봉사회)도 조직하고 첫번째 ‘나눔’인 말기질환가족과 사별가족 청소년 자녀들의 자립을 돕기 시작했다. 현재는 30명의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방문하며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명문대에 진학해 내일에 대한 소망을 꿈꾸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용미중 집사는 아트 포 라이프가 어려운 아이들의 자립을 도울 뿐 아니라 청각 장애아이들에게도 꿈과 소망을 나눠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아트 포 라이프가 실천하는 두번째 ‘나눔’이었다.
 “청각 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 ‘요리’라는 매개를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게 아트 포 라이프의 또 다른 사명이죠” 용미중 집사는 매월 한번씩 한 청각 학교를 찾아가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제빵기술 외에도 그녀와 절친한 외국 요리사들이 의미있는 일에 동참을 승낙하면서 청각 장애 아이들에 대한 후원은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그녀의 꿈은 현재 운영중인 레스토랑의 분점을 하나씩 늘려 청각장애 아이들이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의 자립경영이 이 사회에 또 다른 ‘나눔’의 씨앗이 되길 소망하기 때문이다.

 아트 포 라이프가 실천하는 세번째 ‘나눔’은  젊은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일이다. “혹시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 일이 있나요?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줄 이들이 없다면 세상은 더 삭막해지겠죠. 재능을 가진 음악가들은 많지만 이들에 대한 후원의 손길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아트 포 라이프에서의 공연이었죠”

 매주 토요일마다 열렸던 공연은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연주의 기회를, 관객에게는 후원을 통해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그러면 용미중 집사는 언제나 맛있는 요리와 참석자들에 대한 예의로 남편과의 연주를 선보였다. 공연은 이제 화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로 늘어나 북악산 산책로를 아름다운 연주로 수 놓고 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봉사회도 함께 꾸려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용미중 집사는 “나를 도와주는 남편과 믿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도구삼아 사용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녀는 ‘삶을 축제로’ 여기며 행복하게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용미중 집사가 이끌고 있는 아트 포 라이프 봉사회는 이달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재단법인으로 출범한다. 따라서 자원봉사활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그녀는 아트 포 라이프를 통해 ‘이땅에서 천국을 이루라’는 주님의 사명을 꼭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많은 후원자들이 아트 포 라이프를 통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08.07.04. pm 16:50 (편집)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