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람들 > 초대석
개그맨 이혁재 성도(내리감리교회)

“하나님도 저로 인해 웃었으면 해요”
화려함은 없지만 요즘 뜨는 개그맨으로 각광
유치부 교사로 어린이의 신앙지도에도 관심
노력하는 삶 통해 주께 더욱 가까이 가고파


 “개그맨처럼 좋은 직업도 없는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스스로도 즐겁고,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줄 수 있고, 게다가 돈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직업이에요?”
 데뷔 이후 약 3년 동안 꾸준히 방송생활을 해오면서 한걸음씩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개그맨 이혁재 성도. 그에게 있어서 개그맨이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천직인가 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제 몫을 해나가는 그를 보면 오랫동안 시청자들 곁에 남아있어 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꾸미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자신의 장점이란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에 세운 우리나라 감리교의 모체이자 1백1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 내리감리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그는 올해로 6년째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다.
 “저희 가족들은 좀 특별한 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전도를 받은 게 아니라 다들 자기발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죠” 그의 아버지, 어머니, 자신도 그러했고 얼마 전 백년가약을 맺은 그의 아내도 똑같은 절차를 밟았단다.
 교회에 나가기 전까지는 철저한 무신론자였다는 그가 자기발로 교회를 찾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암으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인간의 나약함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 기도라도 해주고픈 마음에 찾아나선 곳이 바로 부모님이 출석하시던 교회였다고. 매년 40여 명을 전도하는 어머니와 매일같이 새벽예배를 드리는 아버지의 독실한 신앙 역시 그를 교회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7년 1월 1일 송구영신예배가 그가 처음으로 드린 예배다. 25년 가까이 교회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한 그가 접한 첫 느낌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고 고백한다. 너무나 뜨겁게 기도하는 성도들이나 세상 속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금욕주의에 빠진 듯 보이는 청년들의 모습이 적응이 안 되어 힘들었단다. 그러다 어머니의 권유로 유치부 교사로 봉사를 하게 됐고, 아이들의 눈을 통해 주님의 첫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유치부 교사로 섬긴 지도 벌써 6년째. 자신이 개그맨이 되고 난 후부터 아이들에게도 인기만점 선생님이 되었다고 웃음을 짓는 그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남을 즐겁게 하는 달란트를 주셨으니 십분 활용해서 봉사하고 싶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기쁨을 얻는다고 전했다.
 이제는 한 주라도 교회에 가지 않으면 마치 충전지가 방전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이혁재 성도. 어쩔 수 없이 주일에도 일을 해야 할 경우에는 방송도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촬영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되도록 주일에는 스케줄을 잡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저는 제 자신의 유익을 위한 기도는 안 합니다.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잖아요. 남을 위해서 기도할 때 뿌듯함을 느끼죠” 그는 자기가 남을 위해서 기도하면 그 사람들도 분명히 자신을 위해서 기도해 줄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혁재 성도가 개그맨이 된 동기 역시 신앙을 갖게 된 동기만큼이나 독특하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면 지방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사랑하는 여자친구(지금의 아내)와 떨어져 있기가 싫었다고. 그래서 비교적 생활이 자유로운 연예계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택한 것이 개그맨이었다.1998년 모 방송프로의 캠퍼스탐방 코너에서 차력을 선보여 이미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도 했던 터였다. 그는 매달 90만원씩 들여가면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스포츠댄스를 코미디로 승화시키고 싶었다는 그는 말 한마디 없이 춤에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처음 도전한 KBS 공채에서 3차 심사까지 1등으로 통과, 합격을 확신한 그는 그제서야 가족, 친구, 교회 목사님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4차 심사에 임했다. 그러나 결과는 낙방. 6개월 뒤인  1999년 봄 MBC 공채에 재도전한 그는 당당히 1등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한번에 제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교만해지지 않게 하시려고 일부러 저를 훈련시키신 거죠. 순간 순간 지날 때는 잘 모르지만 나중에 결과를 보면 모든 것을 하나님이 이끄셨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 후 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국토대장정’ 코너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각 방송사를 종횡무진하며 여러 프로그램의 패널로 활약해 왔다. 현재는 KBS 2TV <토요대작전>과 SBS TV <쇼! 일요천하> <좋은 친구들> <카운트다운>에 출연하고 있으며 KBS 2라디오 <최은경의 FM 인기가요>의 고정 게스트도 맡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SBS TV 사극 <대망>을 통해서 연기자로서 선보일 예정이다. 만능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능력껏 여러 분야로 진출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이왕이면 남을 비하하는 웃음보다는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얼마 전 포천에 사시는 장모님이 갑자기 쓰러진 일이 있었단다. 급히 서울로 모시고 와 검진을 받았는데, 병원에 가는 김에 그의 어머니도 함께 가서 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쓰러지신 장모님은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평소 건강했던 어머니는 위에 종양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대로 5년 정도 지났다면 암으로 진행됐을 거라는 병원 측의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게다가 다행히도 종양 발생 초기여서 큰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이 일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느꼈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그토록 감사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한 발짝만 내딛으면 어마어마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겁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갈등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는 그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하나님은 정말로 계시고, 세계 60억 인구를 일일이 지켜보신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개개인간의 관계죠. 부흥강사가 왔을 때만 몰려가는 신앙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는 능동적인 신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올해 4월 결혼한 후 신혼의 달콤함이 흘러 넘치는 그는 아내 자랑에 침이 마른다. 아내에게는 자상하고 든든한 남편으로, 어린 새싹들에게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주는 교사로, 시청자들에게는 입담 좋은 웃음전도사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 내는 이혁재 성도. 또 어떤 아이디어와 웃음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안방을 두드릴지 궁금해진다. 조만간 감리교신학대학교 일일강사로 강단에 설 예정이라는데….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그의 도전이 아름답다.
글 / 윤은정 기자 ejyun@fgtv.com
사진 / 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

 

기사입력 : 2002.07.05. pm 15:07 (편집)